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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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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일매일 별로 바뀌지 않는 여름날들이다. 캠퍼스도 기숙사도 조용하고 평화롭다. 할 일은 이것저것 있는데 학기 중처럼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적어서 좋다.

  • 기숙사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게 아니니까 채소도 과일도 목적의식을 가지고 챙겨 먹어야한다. 과일은 오렌지 주스랑 (씨가 없고 시지 않은) 포도로 해결 중.
  • 아침은 우유에 시리얼을 먹고 있다. 밍밍한 시리얼은 먹어도 먹은 느낌이 없어서 초콜렛여러 맛을 시도해보고 있다. 무슨 맛을 먹어도 조금 허전하긴 하다.
  • 해가 너무 일찍 떠! 몇 시에 자더라도 여섯 시부터 뒤척여서 일곱 시에는 깨움을 당한다. 그렇다고 블라인드를 내리고 자면 정신줄놓고 계속 자버리니(...)
  • 랩에 나가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춰야겠다. 이게 느슨하니까 다른 생활 리듬도 다 같이 느슨해지는 듯.
  • 랩에서 하는 일은, 데이터베이스를 짜고 거기에 쿼리를 던질 수 있는 웹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정도. Catalyst를 공부해서 써보기로 했다.
  • DP 첫번째 수당이 나왔는데, 아, 작년에 경제가 정말 좋지 않았구나. 그래도 좀 실망이 크다(...)
  • 졸업식 끝나고도 지금까지 거의 하루 걸러 계속 비가 온다. 덕분에 많이 시원함. 선풍기를 샀는데 나갔다 들어온 바로 다음에 잠깐 트는 정도.
  • 역시 해봐야 할 것 같아서 트위터 시작 @woongy. 저기엔 뭘 쓸까.

225 Joline

My new dorm room

여름에 살 방으로 이사했다. 전에 살던 방과 같은 건물이라 가까워서 비포장이사를 했다. 옷 몇 벌씩 책 몇 권씩 모니터 한 개씩 들고 스무 번 정도 왕복해서 마무리. 도중에 바라던 대로 비도 와서 시원하게 이사했다. 같은 건물이라 지하로 통한다 :)

  • 짐 정리하다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인화한 사진을 모은 상자 발견. 이런 곳에 있었다니!
  • 이 방에서 다음 학기에도 살기 때문에 내년에 졸업할 때까지 이번이 마지막 이사.
  • 생각하고 있던 가구 배치는 왜인지 몰라도 정사각형에 가까운 방을 가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폐기했다.
  • 침대를 긴 방향으로 넣으니 책상 두 개가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틀은 빼버리고 매트리스만 짧은 방향으로 구겨넣었다. 딱 들어가는 순간 오오 하면서 기뻐했다. 머리 쪽이 살짝 들려서 잠잘 때 베개가 필요없음.
  • 히터가 매트리스를 둘러싸고 있어서 겨울에 따뜻하겠다.
  • 창은 동쪽으로. 아침에 햇빛받고 일어날 수 있다! 햇빛을 못 받으면 한 번에 일어나기 힘듦.
  • 방은 밝을수록 좋다. 노란 전구 네 개를 하얀 전구들로 바꿔야 하는데 여기서 파는 전구들은 White라고 쓰고 노란 색이라고 읽으니 혼란스럽다.
  • 무선 인터넷이 잘 잡힌다! 이전 방에선 무선 인터넷이 종종 잘 안 잡혀서 스트레스였다.
  • 전에 살던 방에선 전선들을 끼리끼리 모아 감아서 정리했는데 다 빼려니 결국 그게 그거더라. 이번엔 헝클어놓은 채로 놔두고 전선마다 이름표를 붙였다. 수동 분류보다 태그 검색 :p
  • 러그는 안 깔았다. 나무 맨 바닥 느낌도 괜찮네.
  • 이번 여름부터 커피는 안 마시기로해서 남은 커피는 방향제로 쓸 생각.
  • 룸메이트는 여름 동안 다른 방에 살아서 common room은 안 꾸몄다. 냉장고가 홀로 냉장에 힘쓰고 있다.
Fridge alone in the common room

긴 글

지지난 주 화요일에 기말고사를 마치고 번갯불에 콩을 구워 한국에 잠깐 다녀왔다. 집에 며칠 있다가 친구들 보러 카이스트에 이틀 다녀왔다가 그저께 학교에 돌아왔다. 동문회/졸업식Reunion/Commencement 덕분에 학교가 북적북적.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봤다.

  • 한국가는 비행기에선 주이 디샤넬 조연의 <예스맨Yes Man>을 보고, <시간을 달리는 벤자민 버튼Benjamin Button Who Leapt Through Time>을 보다 졸았다.
  • <예스맨>은 기대하지 않고 봤지만 재밌었고 주이 디샤넬은 여전히 예뻤다. <벤자민 버튼>은 기대하고 봤지만 지루했다. 브래드 피트 할아버지 버전만 봤음.
  • 한국 입국할 때 체온 검사를 한다. 병이 있으면 빨리 진단해서 치료받는 게 옳은데, '혹시 걸리면 어떻하지'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.
  • 집 밥을 많이 먹었다. 방학동안 학교에서 식생활이 가장 걱정이다.
  • CS 전공인데 집 컴퓨터를 내가 쓰면 어딘가 이상해지거나 블루 스크린이 뜨거나 한다. 무서워하면서 썼는데 블루 스크린 한 번만 보고 조용히 넘어감.
  • OCN에선 <추격자>를, 롯데시네마에선 <박쥐>를, 프리머스에선 <천사와 악마Angels & Demons>를 봤다.
  • <추격자>도 <박쥐>도 천재적인 작품이었다. 영화는 이렇게 본격적으로 만들어져야 보는 보람이 있다. <박쥐>에선 김옥빈의 연기력에 놀랐다. 송강호보다 중요한 역할이었지 싶다. <천사와 악마>는 그럭저럭. 재미는 있었지만 이야기가 너무 엉성했다. 댄 브라운Dan Brown이 왜 나중에 쓴 <다빈치코드The Da Vinci Code>로 유명해졌는지 알 법하다.
  • 카이스트에선 친구들을 n명 보고 구드 돈부리를 먹고 미도리 샤워를 마시고 소녀시대 다이어리에 따라오는 굽네 치킨을 먹었다.
  • 갈 때마다 이번엔 이런 얘기들을 하자고 준비해서 가는데 하지 못하고 온다. 그래도 다녀오면 속이 후련해지는 건 실은 할 필요가 없는 얘기들이었는지도.
  • 서대전역 가는 길에 분향소가 있어서 들렀다. 행위 자체에 별 의미가 있겠냐마는, 보고 지나치는 것과 하는 것은 크게 다르다.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인데.
  • 미국오는 비행기에선 <로맨틱 아일랜드>랑 <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>를 보고, <키친>을 보다 관뒀다.
  • <로맨틱 아일랜드>는 극장에서 봤어도 돈이 아깝지 않았을 거다. 충분히 재밌었고 전개도 뛰어넘는 곳 없이 부드러웠다. 등장인물들이 다 인생의 승리자. <슬럼독 밀리어네어>는 어떤 면에선 뻔한 전개였지만 그럭저럭. 인도 영화에서 단체로 춤 안추나 했더니 엔딩 크레딧 올라가면서 추더라. <키친>은 모자랐다. 배우 개성만 있고 캐릭터 개성이 없었다. 설정도 빈 곳이 많았다.
  • 돼지독감/신종플루를 미국이 전 세계에 퍼나르는 모양새이긴한데, 입국할 때 아무 검역도 안 하는 건 좀 그랬다.
  • 돌아오자마자 Princeton Alumni Weekly (PAW)에 실릴 사진들을 찍고 있다. 이것 아니었으면 한국에 일주일 정도 더 있을 수 있었지만 보수가 괜찮기 때문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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